아이기스랩 정상교 대표 인터뷰
9,900달러에 미국 인플루언서 50명 틱톡 챌린지를 대행
이승환: 자기 소개를 부탁 드립니다.
정상교: 틱톡 챌린지 대행사 아이기스랩 대표 정상교입니다. 요즘에는 해외 틱톡 챌린지, 그 중 특히 미국에서 한국 화장품, K뷰티를 주로 하고 있어요.

이승환: 주로 어떤 K뷰티 브랜드를 하죠?
정상교: 엄청 많이 합니다. LG생활건강 브랜드를 가장 많이 해요. 더페이스샵, 글린트, 이자녹스, 프레시안, 이렇게 4가지를 하고 있어요. 에이드코리아의 마리앤메이, 셀트리온 한스킨, 신생 브랜드로는 비나우, 넘버즈인도 했고, 예전에 아누아를 하기도 했어요.
이승환: 엄청난데요. 비용은 얼마를 받나요?
정상교: 미국 틱톡 인플루언서 50명에 9,900달러 받고 있습니다. 이 중 5명은 팔로워 30만 이상 메가 인플루언서고, 50명 모두 최소 팔로워가 1만명은 돼요.


다른 회사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에 제공된다
이승환: 와, 엄청 싼데요. 유명 틱톡커 한명 쓰는데 천만원 하는 광고소개서가 오가던데;;;
정상교: 저희는 되도록이면 가격을 높게 가져가려 하지 않는 게, 인플루언서 광고는 ‘보장’이 안 되잖아요? 그러면 적게 남더라도 광고주를 안심하는 게 우선이라 생각했어요. 광고주가 안심하면 이후 더 다양한 상품을 개발할 수 있다고 봐요. 틱톡은 한국이나 글로벌이나 다 누가 빵 터질지 몰라요. ‘추천 영상’ 탭에 뜨는 게 중요한데, 거기 뜨려면 일단 기본 인플루언서 모수를 확보하는 게 좋아요. 그러려면 소수의 인플루언서 섭외보다 챌린지가 훨씬 효과적이지요.
이승환: 하긴 ‘해외’에 ‘틱톡’에 ‘챌린지’에, 다들 익숙하지 않은 키워드네요.
정상교: 맞아요. 사실 쉽지는 않았어요. 언어도 다른 해외 크리에이터를 한명한명 설득하고 계약해야 했으니까요. 그런데 막상 정착시키니 잘 만든 거 같아요. 요즘 한국에서도 인플루언서 광고비 비싸다고 하는데, 해외는 훨씬 비싸거든요. 그런데 저희가 합리적 가격을 제안하니, LG생활건강, 어뮤즈, 이런 멋진 회사에서 연간계약을 해주셨어요. 기업 입장에서도 좋죠. 유명 틱톡 인플루언서 1명 하던 비용으로, 매월 챌린지를 진행할 수 있으니까요.

어뮤즈 헬로키티 콜라보는 틱톡에서도 엄청난 인기였다
1조회수에 1원이면 되는 아이기스랩의 틱톡 챌린지
이승환: 글로벌 틱톡 마케팅을 해보니까 어떻습니까?
정상교: 미국에서 틱톡 마케팅은 선택이 아니라 무조건 해야 한다.
이승환: 무조건? 왜입니까.
정상교: 미국 틱톡 시장이 워낙에 커요. 한국 틱톡 사용자 수가 4백만 정도인데 미국은 1억 7천만이거든요. 거기에 한국도 요즘 유튜브에 바로 샵 만들어서 크리에이터들이 많이 벌잖아요? 미국은 틱톡에서 바로 샵을 만들 수 있어요. 그래서 같은 좋아요 수라고 해도 한국보다 가치가 훨씬 높아요.
![韓 진출 안한다'면서 틱톡샵 소개한 틱톡, 속내는? [언박싱] - 헤럴드경제](https://cms.theanswers.co/content/images/2025/03/data-src-image-af10fb70-a49c-487b-b85a-3ff983f7eec9.jpeg)
틱톡 안의 쇼핑몰 틱톡샵, 미국과 동남아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다
이승환: 그래도 웬만큼 좋아요나 뷰가 많이 나와야 광고주도 좋아하지 않습니까?
정상교: 수치도 많이 나와요. 특히 뷰티 쪽은 반응이 굉장히 좋아요. 단순히 뷰만 많은 게 아니라, 오가닉하게 좋아요, 저장도 많이 하고, 공유도 많이 퍼나르고 하죠.
이승환: 어느 정도인 거죠?
정상교: 예로 저희가 더페이스샵 챌린지를 3차례 했는데요. 2차에서 53명 총 조회수가 1480만이 나왔어요. 거의 1500만 나온 거죠.

3명을 보너스로 더 넣어주는 센스까지!
이승환: 와, 미국에서 1뷰당 1원이면 그냥 거저 먹은 거 같은데요.
정상교: 우리가 한국에 있어서 잘 모르는 거지. 지금 K뷰티가 트렌드예요. 요즘 K팝이나 넷플릭스 한국 드라마가 인기잖아요? 이거 보며 외국인은 한국 여자애들 왜케 피부가 좋아? 도대체 뭘로 피부 관리해? 그러면서 구글 유튜브 찾아봐요. 서양에서는 보통 제품 2~3개 바르는데, 한국은 화장을 7~8단계로 하네? 왜 한국애들 피부 좋아졌는지 알겠다… 그리고 화장품 뒤에 성분표 보면 한국 화장품이 더 빽빽하게 들어가 있는 경우가 많아요. 거기서 또 믿음을 갖고 K뷰티가 성장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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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서 틱톡이 먹히는 이유: 한국보다 피부 변화가 바로 눈에 띈다
이승환: 미국 등 글로벌 틱톡에서 잘 먹히는 틱톡 영상은 어떤 것인가요?
정상교: 일단 미국이 한국보다 훨씬 틱톡 광고하기에 좋습니다. 보여지는 게 뚜렷하거든요. 담당자 입장에서는 ‘제품이 말하고자 하는 것’이 시각적으로 잘 드러나야 하잖아요? 그 점에서 미국이 훨씬 편해요.
이승환: 어떤 이유죠?
정상교: 한국은 그래도 뷰티 영상 찍을 거면 좀 예뻐보여야 한다는 고정관념? 그런 게 좀 있어요. 그래서 뷰티 전문이 아닌 틱톡 인플루언서가 영상을 찍을 때도 필터를 많이 써요. 특히나 10대들은 필터를 거의 기본 장착하죠. 근데 미국은 그런 게 별로 없어요. 제품 효능이 훨씬 직관적으로 드러나죠. 화장품이 피부에 주는 효과가 바로 눈에 보여요.
https://www.tiktok.com/@teeniesha/video/7380275889243819297
한국인이 하는 것과는 느낌이 완전히 다르다
이승환: 진짜 한국과는 느낌이 많이 다르네요.
정상교: 네. 예로 이 흑인 여자분은 조회수 190만 터진 영상인데요. 단순해 보이지만 인기 끌 요소가 여럿 있어요. 필터도 없고 영상도 예쁘기보다는 자연스러움을 추구해서, 세럼만 썼는데도 피부결이 달라보이지요. 또 초반에 광고모델인 세븐틴 원우를 언급하잖아요? 그러니까 K팝에 관심을 가진 분들이 좋아할 법하죠. 이분은 워낙 인기라서 반대로 한국으로도 진출하게 되더라고요(…) 한국 릴스에도 뜨고 엄청 화제였어요. 아, 그러고보니 한국 기초화장품이 인기라는 것도 트렌드예요.
https://www.instagram.com/reel/C8bc7-lpfRj/?utm_source=ig_web_copy_link&igsh=MzRlODBiNWFlZA==
이렇게 한국으로 역수입되기도 했다(…)
이승환: 기초화장품이요? 색조가 보여주기 좋지 않나요?
정상교: 해시태그 분석해보면 어떤 제품군이 인기인지 알 수 있는데, 미국뿐 아니라 글로벌 전반적으로 앰플, 세럼, 이런 기초 제품 해시태그가 인기거든요. 두 가지 이유가 있는데 먼저 코로나 때 한 3년 정도 마스크를 썼잖아요. 그러면서 색조보다는 여드름 같은 피부 트러블에 관심도가 높아졌더라고요. 또 하나는 아까 이야기한 것처럼 필터 안 쓰고 꾸밈없이 영상을 올린다 했잖아요. 그러다보니 상대적으로 기초화장품도 티가 훨씬 더 나요.
이승환: 아… 한국은 좀 예쁘게 보이려 하는데, 외국은 그냥 올리니 비포 앤 애프터 차이가 보이는 거군요.
정상교: 네. 그래서 판매로 연결되기도 좋아요. 인플루언서가 산다고 무조건 따라 사는 시대는 한참 전에 지났어요. 더 더페이스샵 세럼을 썼더니 피부과 너무 좋아졌다, 톤 개선 효과가 있다… 이런 거 아무리 떠들어도 사실 눈에 보여야 사람들도 믿잖아요? 그게 한국에서는 힘든데, 글로벌에서는 가능한 거죠.

이들 브랜드는 대부분 기초화장품이고 틱톡 마케팅을 잘 활용했다
크리에이터의 개성을 존중한 비포 앤 애프터 영상이 기본
이승환: 그러면 또 미국 등 글로벌 틱톡 챌린지는 어떤 점을 신경써야 할까요?
정상교: 크리에이터 선정은 다양하게 해야 한다? 단가 비싸더라도 좀 잘 사는 백인 위주로 하는 게 브랜딩에 도움 되지 않냐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데, 그보다는 다양한 인종과 사람들이 사용하고 검증한 뷰티 브랜드로 가는 게 좋은 것 같아요.
이승환: 하긴 뭐 어차피 럭셔리 브랜드와 싸울 것도 아니니…
정상교: 맞아요. 그냥 너무 각잡기보다 자연스럽게 다양한 사람이 쓰게끔 하면 충분해요. 한국은 애 엄마가 영상 만들어도 예쁜 애 엄마가 중심인 느낌이라면, 미국은 나이 드신 여성분이 화장품 쓰니 젊어보이네, 되게 자연스러운 일반인 느낌이에요. 대신 소구점은 명확히 하고요. 이건 기본적으로 비포 앤 애프터를 가이드라인으로 전달해줘야 해요.

전세계 다양한 인종의 사람들이 자기 방식으로 비포 앤 애프터를 풀어낸다
이승환: 소구점은 ‘이런 점 좋아’를 던져주면 될까요?
정상교: 그렇죠. 그리고 한국도 틱톡이 10대 위주다 보니 그렇긴 하지만, 아무래도 한국보다는 좀 더 개개인 영상 건드리는 걸 좋아하진 않아요. 최소한의 가이드라인만 지키라 하고, 크리에이터가 자신에게 맞게 창의적으로 해석하는 거죠. 챌린지에 참가하는 크리에이터가 최소 50명, 많으면 100명 이상이잖아요. 그래서 다양성을 받아들여야 사람들이 덜 지루하게 브랜드와 제품을 받아들여요.